읽기를 배우기: 만화, 그리고 허위 정보에 맞서는 만화의 잠재력
20년 전, 저명한 일본 문화사 학자인 테사 모리스-스즈키(Tessa Morris-Suzuki)는 종종 국가사라는 탈을 쓴 ‘역사적 지식’이 하향식인 동시에 직선적인 기존의 역사적 권위를 넘어서 대중에 의해 생산, 유통, 소비될 것이라는 점, 또한 이것이 다양한 뉴 미디어(new media)를 통해 확산할 것이라는 점을 역사학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모리스-스즈키는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의 ‘역사의 종말’ 선언이나, 모든 역사적 재현이 동등하게 관련성이 있는 것처럼 역사를 상대화하는 것도 경고하였다. 대신, 모리스-스즈키는 ‘역사적 진실성’이라는 개념을 ‘우리의 현재에서 과거가 어떻게 경험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하면 연구, 평가, 자기 성찰, 협업 및 기타 학문 및 일반적 노력을 통해 역사적 진실성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에 관한 하나의 방법인 동시에 성찰로서 제시한다.[1] 모리스-스즈키가 논쟁의 장으로 분석하는 매체 중 하나는 일본 만화다. 이 짧은 글은 허위 정보에 관해 고민하고 그에 대처하는 모리스-스즈키의 두 가지 핵심적 개입에 관해 다룰 것이다. 우선, 만화의 형식적 측면 및 지역적 보급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어, 어떻게 만화가 오락 및 교육을 위한 중요한 매체가 되었는지 기술할 것이다. 다음으로, 전통적인 매체와 뉴 미디어를 모두 사용한 더 정교한 형태의 허위 정보 및 음모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진실’ 혹은 ‘사실’에 쉽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비록 어렵지만 ‘진실성’이라는 개념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찰해 본다.
[1] 역사적 진실성이란 역사가가 자신의 편향과 한계를 인정하면서, 양심적이고 진실되게 과거를 재현하려는 실천과 헌신을 뜻한다. 이는 엄격한 방법론과 다양한 관점을 향한 개방성을 수반한다.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현실이나 보편주의를 의미하는 ‘진실’을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진실성은 역사가의 윤리적 책임, 방법론적 엄격성, 그리고 조사와 논쟁의 여지가 있는 과거를 재현하는 데 투명성을 강조한다.
만화와 논쟁의 역사
최근 몇 년간 만화는 미학적 형식을 고양하고, 학술적 연구를 통하여 진지한 내용에 접근하는 만화적 방법을 증명하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일본 밖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아트 슈피겔만(Art Spiegelman)의 『쥐: 한 생존자의 이야기』(1986), 조 사코(Joe Sacco)의 『팔레스타인』(1993), 그리고 더 최근에는 티 부이(Thi Bui)의 『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 그림으로 그린 베트남 회고록』(2018)은 만화라는 예술이 정치 및 역사의 진지함과 잘 결합한 것으로 명성을 얻은 그래픽 노블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만화에 관한 문화사적 접근과 사회경제적 접근은 여전히 만화의 기원에 관한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준다.
전자는 문화적 발전의 오랜 특수주의적 역사를 추적하고, 반면에 후자는 만화의 발전을 전후 일본의 경이로운 경제 성장과 같은 선상에서 바라본다(Ingulsrud and Allen 2009).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명제 사이에서 논의하거나 중재하는 일은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날 것이다. 다만, 만화의 시대 구분에 관한 두 명제 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가령, 12세기 불교 그림 대 1950년대 그래픽 텍스트), 두 접근법은 모두 만화 형식의 독특한 ‘일본적’ 기원을 강조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물론, 일본 만화도 ‘아시아’와 ‘서양’의 그래픽적 표현으로부터 다양한 영향을 받았고, 특히 사회경제적 접근법에 따르면 이러한 영향은 메이지 시대 이후 더욱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겉으로 보이는 단순한 형태를 넘어서, 만화가 종종 공식적인 담론과 이념을 무례함, 조롱, 일탈, 심지어 퇴폐적인 방식으로 취급해 왔다고 일반화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1960년대 후반에 다쓰미 요시히로(Tatsumi Yoshihiro), 미즈키 시게루(Mizuki Shigeru), 츠게 요시하루(Tsuge Yoshiharu)와 같은 작가가 다양하게 개척한, 이른바 게키가(gekiga) 혹은 극화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일본의 기억상실과 공모, 그리고 전후 경제 개발주의로 인한 소외의 심화를 비판했다.
1970년대에는 하기오 모토(Hagio Moto), 타케미야 케이코(Takemiya Keiko), 오시마 유미코(Ōshima Yumiko) 같은 작가가 주도한 쇼조 망가(shōjo manga), 즉 소녀 만화가 등장하여 사각 프레임 같은 소년 만화의 관습에 도전했을 뿐만 아니라 섹슈얼리티와 페미니즘 같은 주제를 탐구하기도 했다. 물론, 언어적이고 그래픽적인 요소가 결합한 만화의 형식 자체는 지배 이념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914년에 창간된 10대 소년을 위한 만화 잡지 「쇼넨 쿠라부(Shōnen Kurabu)」는 군국주의와 일본 제국주의를 지지하기 위해 전쟁에 협조했는데, 여기에는 겁쟁이 돼지로 묘사된 중국인들을 용감하게 물리치는 유명한 개 병사 ‘노라쿠로(Norakuro)’(1931)와 태평양 섬에서 원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백인 침략자들을 물리치는 젊은 영웅의 이야기 ‘보켄 단키치(Bōken Dankichi)’(1933~39)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다른 극단적 국수주의 및 우익 만화가로는 다작하는 고바야시 요시노리(Kobayashi Yoshinori)가 있다. 그는 다양한 ‘고마니즘(gōmanizumu)’ 선언과 수정주의적 관점으로 특히 식민지 및 전후 역사에 관한 공식적인 일본사와 좌파적 해석에 따른 일본사 모두를 뒤엎으려 한다. 일례로 『대만론(Taiwan-ron)』(2000)에서 그는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유럽의 ‘착취적’이고 ‘추출주의적’인 모델과는 달리 ‘개발주의적’이라고 정당화한다. 또한, 그는 소위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며, 그들이 일본군을 위해 일한 ‘자원봉사자’라고 주장한다[2].
중국 본토에서는 제2차 중일전쟁 당시 항일 운동을 묘사한 만화 혹은 만후아(manhua)가 공산주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국가주의적 서사로 쓰였다. 모리스-스즈키가 지적했듯이, 역사(및 다른 형태의 지식)는 ‘진실’이나 ‘보편성’에 관한 아무런 합의 없이 점점 더 소비되고 논쟁 되고 있으며, 만화는 이를 전달하는 여러 매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 점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자생할 수 있는 문화 생산 형태로서의 만화를 논의하기 전에, 일본 만화가 중국 본토 같은 동아시아 이웃 국가에 미친 영향을 잠시 생각해 보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일본과 서양 제국이 이 지역의 문화적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는 정도는 사실상 약소 평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에서 문학까지, 그리고 예술에서 건축까지,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는 과거를 현재로 급진적으로 재배치하고, 새로운 시대, 혹은 우리가 ‘근대성’이라 부르는 시대를 열었다. 가령 중국의 만후아는 1920년대 일본의 망가(manga)에서 따온 차용어로, 주로 예술가이자 작가인 펑쯔카이(Feng Zikai)의 서정적인 단색화를 가리키는 중국식 만화였다. 펑쯔카이의 스타일은 그가 도쿄에 체류하는 동안 접했던 일본 현대 미술의 영향을 받았다. 또한, 그는 중국 예술가들로부터도 영감을 받았으며, 그의 스타일은 일본과 중국에 소개된 서양식 모방적 사실주의에 대한 그의 불만을 반영하기도 하였다(Crepsi 4).
더 중요한 것은, 만후아의 예술적 관행이 일본과 서양의 외국 모델을 모방하고 재창조함으로써 상하이의 활기찬 세계시민주의적 오락 신문에 급속도로 통합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일본의 영향이 중국의 만후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긴 했지만, 그 영향은 결코 일방적이지 않았다. 이는 오히려 중국에 의해, 혹은 펑쯔카이의 경우에는 상하이의 반식민주의와 세계시민주의적 특수한 역사에 의해 조건 지어지거나 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영향을 받고, 또는 받지 않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만화와 그 시각적 언어
만화라는 형식이 지닌 어떤 특별한 점이 독자와의 비교적 쉬운 소통, 하위 장르 및 다양한 주제의 확산을 가능하게 하는가? 간단히 말하자면 모든 매체적 표현과 마찬가지로, 만화는 그래픽 노블과 유사한 형식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이와는 차별되는 고유하면서도 아주 다양한 시각적 언어를 가지고 있다. 또한, 만화는 만화가와 독자층 사이에 독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해준다. 이러한 시각적 언어의 몇 가지 특징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 특히 큰 눈과 작은 입, 뾰족한 턱을 가진 캐릭터 묘사가 그렇다.
이러한 시각적 템플릿은 대게 디즈니와 영화 형식에서 큰 영향을 받은 테즈카 오사무(Tezuka Osamu)에서 유래한다(Cohn 189). 또한, 당혹감 혹은 불안감을 전달하기 위한 거대한 땀방울이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눈과 입 모양의 단순 변화와 같이, 상징적 또는 정서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양식화된 관습, 시각적 기호, 그리고 은유 같은 비상징적 표현이 때때로 배경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도상학은 다른 언어나 방언과 마찬가지로, 일본이라는 지리적 경계 밖에서도 배우고 차용할 수 있다(Cohn 193). 일본의 시각 언어는 오늘날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눈에 띄게,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화를 읽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만화의 시각적 언어는 예술가들이 자신의 관점을 일관성 있게 전달하고 더 넓은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만화의 시각적 언어는 주장을 전개하는데 ‘설득력 있는’ 수사를 형성할 수 있게 하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관해 표현력 있는 서술을 가능하게 한다(Bogost 2007).
서양에서 일본식 만화의 인기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아시아에서 만화의 영향력은 일본의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로 인해 더 오래된 동시에 논란의 여지도 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만과 한국처럼 과거 일본 식민지였던 국가와 중국 본토 및 홍콩처럼 일본이 이전에 침략했던 지역에서는 전후에도 일본의 통치에 대한 반감이 이어졌으며, 비록 각각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다양한 결과를 도출하긴 했지만 이들 국가는 계속 일본 문화 상품을 금지했다.
공식적인 제한에도 불구하고 과거 일본 제국에서 일본 만화, 대중음악, 애니메이션의 유통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해적판이었다. 1960년대 후반, 대만에서 번역되고 재인쇄된 해적판 만화가 홍콩으로 넘어가고, 현지 예술가들은 더 긴 이야기, 카메라 앵글, 큰 눈과 긴 다리를 가진 소녀와 같은 특정한 신체적 특징을 선호하는 만화의 특성을 수용하기 시작했다(Lent 299). 홍콩, 대만, 한국의 현지 텔레비전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방영했지만, 가령 한국에서는 일본식 나막신과 같이 일본과 관련된 시각적 요소를 삭제하여 ‘도라에몽(Doraemon)’처럼 유명한 쇼가 일본 출신이라는 느낌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비국가성’ 내지 이와부치 고이치(Iwabuchi Kōichi)(2002)가 말하는 ‘문화적으로 무취한’ 특성으로 인해 일본 대중문화는 아시아 지역과 그 너머로 유입될 수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는 일본의 거품 경제가 꺼지고 일본 산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던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비로소 대중문화가 일본의 소프트 파워 내지 ‘쿨 재팬(cool Japan)’으로도 알려진 대표적인 수출품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공식 라이선스가 비공식 해적판을 대체하면서, 일본 만화와 다른 문화 상품은 아시아에서 대중 소비의 지배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이후, 이 지역에서는 읽기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기, 일본의 시각 언어 및 만화에 관한 ‘문해력’과 숙련도가 크게 발전했으며, 이는 오락, 정보 및 예술적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만화는 학문적 연구 분야로서 적합성을 인정받았으며 교육적 목적을 위해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생물학에서 역사, 언어 학습에서 사회학에 이르기까지, 만화의 독특한 특성은 대부분 활자에 기반한 교육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을 제공해 왔다(Toda and Oh 2021; Iida and Takeyama 2018). 만화의 시각적 형식은 독서를 꺼리는 독자 및 난독증과 같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더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다. 또한, 만화는 복잡한 사유를 이해하기 쉬운 시각 및 서술 방식으로 풀어내어 학생들이 어려운 주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만화가 역사, 문화 및 사회적 문제를 묘사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해당 분야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자폭탄의 사용 및 일본의 위안부 착취 등 논란이 많은 문제에 관한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논의를 형성하는 동시에 왜곡하고 편향하며, 심지어 역사적 근간마저도 부정할 수 있는 만화의 ‘논쟁적’ 특성을 염두에 두는 것도 중요하다. 동시에 일부 만화는 복잡한 주제와 도덕적 딜레마를 탐구하면서 독자들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공감을 키우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점점 더 다양해지는 뉴스와 정보의 출처를 탐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전통적인 매체 및 뉴 미디어에 관한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다른 노력에 비해 더 중요하지는 않을 수있지만, 적어도 똑같이 중요하다고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음모론처럼 더 복잡한 형태의 허위 정보에 대응하는 것은 순진한 소비자를 착취하려는 시도에 대응하는 것보다 더욱 어렵다. 소비자 사기와는 달리 음모론은 반드시 금전적 이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불화를 조장하고 기존 제도에 불신을 심어 궁극적으로는 정치적 불안정을 조성하려는 목표를 갖기 때문이다. 슬로베니아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음모론을 완전히 반박하기 어려운 이유는 ‘진실을 거쳐 거짓을 말하는’ 방식 때문이다. 경험적이거나 과학적인 증거에 기반하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국가가 의료 실험을 가장하여 자국민들, 특히 흑인과 원주민 커뮤니티를 기만하고 해를 끼친 것을 고려하면, 백신 반대 운동에서 정부 비판을 위해 사용하는 음모론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음모론자들은 위와 같은 잔혹 행위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을 정부의 과도한 조치로 인한 희생자로 묘사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음모론이 어느 정도의 진실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해서 특정 정당이나 운동의 정치적 의제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 이는 역사적 ‘진실’과 보편주의를 손쉽게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모리스-스즈키의 경고에 귀 기울이고, 정치적 사건에 접근할 때 끊임없이 ‘진실성’을 추구하며, 애초에 음모론 및 그 외 ‘가짜 뉴스’를 가능하게 한 역사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한다.
특정 역사적 맥락에 따라 아주 다양해지는 허위 정보의 근본적인 원인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어떤 교육이나 보호도 도처에 있는 허위 정보의 공세로부터 우리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1] 역사적 진실성이란 역사가가 자신의 편향과 한계를 인정하면서, 양심적이고 진실되게 과거를 재현하려는 실천과 헌신을 뜻한다. 이는 엄격한 방법론과 다양한 관점을 향한 개방성을 수반한다.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현실이나 보편주의를 의미하는 ‘진실’을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진실성은 역사가의 윤리적 책임, 방법론적 엄격성, 그리고 조사와 논쟁의 여지가 있는 과거를 재현하는 데 투명성을 강조한다.
만화와 논쟁의 역사
최근 몇 년간 만화는 미학적 형식을 고양하고, 학술적 연구를 통하여 진지한 내용에 접근하는 만화적 방법을 증명하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일본 밖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아트 슈피겔만(Art Spiegelman)의 『쥐: 한 생존자의 이야기』(1986), 조 사코(Joe Sacco)의 『팔레스타인』(1993), 그리고 더 최근에는 티 부이(Thi Bui)의 『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 그림으로 그린 베트남 회고록』(2018)은 만화라는 예술이 정치 및 역사의 진지함과 잘 결합한 것으로 명성을 얻은 그래픽 노블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만화에 관한 문화사적 접근과 사회경제적 접근은 여전히 만화의 기원에 관한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준다.전자는 문화적 발전의 오랜 특수주의적 역사를 추적하고, 반면에 후자는 만화의 발전을 전후 일본의 경이로운 경제 성장과 같은 선상에서 바라본다(Ingulsrud and Allen 2009).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명제 사이에서 논의하거나 중재하는 일은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날 것이다. 다만, 만화의 시대 구분에 관한 두 명제 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가령, 12세기 불교 그림 대 1950년대 그래픽 텍스트), 두 접근법은 모두 만화 형식의 독특한 ‘일본적’ 기원을 강조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물론, 일본 만화도 ‘아시아’와 ‘서양’의 그래픽적 표현으로부터 다양한 영향을 받았고, 특히 사회경제적 접근법에 따르면 이러한 영향은 메이지 시대 이후 더욱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겉으로 보이는 단순한 형태를 넘어서, 만화가 종종 공식적인 담론과 이념을 무례함, 조롱, 일탈, 심지어 퇴폐적인 방식으로 취급해 왔다고 일반화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1960년대 후반에 다쓰미 요시히로(Tatsumi Yoshihiro), 미즈키 시게루(Mizuki Shigeru), 츠게 요시하루(Tsuge Yoshiharu)와 같은 작가가 다양하게 개척한, 이른바 게키가(gekiga) 혹은 극화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일본의 기억상실과 공모, 그리고 전후 경제 개발주의로 인한 소외의 심화를 비판했다.
1970년대에는 하기오 모토(Hagio Moto), 타케미야 케이코(Takemiya Keiko), 오시마 유미코(Ōshima Yumiko) 같은 작가가 주도한 쇼조 망가(shōjo manga), 즉 소녀 만화가 등장하여 사각 프레임 같은 소년 만화의 관습에 도전했을 뿐만 아니라 섹슈얼리티와 페미니즘 같은 주제를 탐구하기도 했다. 물론, 언어적이고 그래픽적인 요소가 결합한 만화의 형식 자체는 지배 이념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914년에 창간된 10대 소년을 위한 만화 잡지 「쇼넨 쿠라부(Shōnen Kurabu)」는 군국주의와 일본 제국주의를 지지하기 위해 전쟁에 협조했는데, 여기에는 겁쟁이 돼지로 묘사된 중국인들을 용감하게 물리치는 유명한 개 병사 ‘노라쿠로(Norakuro)’(1931)와 태평양 섬에서 원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백인 침략자들을 물리치는 젊은 영웅의 이야기 ‘보켄 단키치(Bōken Dankichi)’(1933~39)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다른 극단적 국수주의 및 우익 만화가로는 다작하는 고바야시 요시노리(Kobayashi Yoshinori)가 있다. 그는 다양한 ‘고마니즘(gōmanizumu)’ 선언과 수정주의적 관점으로 특히 식민지 및 전후 역사에 관한 공식적인 일본사와 좌파적 해석에 따른 일본사 모두를 뒤엎으려 한다. 일례로 『대만론(Taiwan-ron)』(2000)에서 그는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유럽의 ‘착취적’이고 ‘추출주의적’인 모델과는 달리 ‘개발주의적’이라고 정당화한다. 또한, 그는 소위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며, 그들이 일본군을 위해 일한 ‘자원봉사자’라고 주장한다[2].
중국 본토에서는 제2차 중일전쟁 당시 항일 운동을 묘사한 만화 혹은 만후아(manhua)가 공산주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국가주의적 서사로 쓰였다. 모리스-스즈키가 지적했듯이, 역사(및 다른 형태의 지식)는 ‘진실’이나 ‘보편성’에 관한 아무런 합의 없이 점점 더 소비되고 논쟁 되고 있으며, 만화는 이를 전달하는 여러 매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 점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자생할 수 있는 문화 생산 형태로서의 만화를 논의하기 전에, 일본 만화가 중국 본토 같은 동아시아 이웃 국가에 미친 영향을 잠시 생각해 보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일본과 서양 제국이 이 지역의 문화적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는 정도는 사실상 약소 평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에서 문학까지, 그리고 예술에서 건축까지,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는 과거를 현재로 급진적으로 재배치하고, 새로운 시대, 혹은 우리가 ‘근대성’이라 부르는 시대를 열었다. 가령 중국의 만후아는 1920년대 일본의 망가(manga)에서 따온 차용어로, 주로 예술가이자 작가인 펑쯔카이(Feng Zikai)의 서정적인 단색화를 가리키는 중국식 만화였다. 펑쯔카이의 스타일은 그가 도쿄에 체류하는 동안 접했던 일본 현대 미술의 영향을 받았다. 또한, 그는 중국 예술가들로부터도 영감을 받았으며, 그의 스타일은 일본과 중국에 소개된 서양식 모방적 사실주의에 대한 그의 불만을 반영하기도 하였다(Crepsi 4).
더 중요한 것은, 만후아의 예술적 관행이 일본과 서양의 외국 모델을 모방하고 재창조함으로써 상하이의 활기찬 세계시민주의적 오락 신문에 급속도로 통합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일본의 영향이 중국의 만후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긴 했지만, 그 영향은 결코 일방적이지 않았다. 이는 오히려 중국에 의해, 혹은 펑쯔카이의 경우에는 상하이의 반식민주의와 세계시민주의적 특수한 역사에 의해 조건 지어지거나 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영향을 받고, 또는 받지 않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만화와 그 시각적 언어
만화라는 형식이 지닌 어떤 특별한 점이 독자와의 비교적 쉬운 소통, 하위 장르 및 다양한 주제의 확산을 가능하게 하는가? 간단히 말하자면 모든 매체적 표현과 마찬가지로, 만화는 그래픽 노블과 유사한 형식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이와는 차별되는 고유하면서도 아주 다양한 시각적 언어를 가지고 있다. 또한, 만화는 만화가와 독자층 사이에 독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해준다. 이러한 시각적 언어의 몇 가지 특징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 특히 큰 눈과 작은 입, 뾰족한 턱을 가진 캐릭터 묘사가 그렇다.이러한 시각적 템플릿은 대게 디즈니와 영화 형식에서 큰 영향을 받은 테즈카 오사무(Tezuka Osamu)에서 유래한다(Cohn 189). 또한, 당혹감 혹은 불안감을 전달하기 위한 거대한 땀방울이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눈과 입 모양의 단순 변화와 같이, 상징적 또는 정서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양식화된 관습, 시각적 기호, 그리고 은유 같은 비상징적 표현이 때때로 배경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도상학은 다른 언어나 방언과 마찬가지로, 일본이라는 지리적 경계 밖에서도 배우고 차용할 수 있다(Cohn 193). 일본의 시각 언어는 오늘날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눈에 띄게,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화를 읽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만화의 시각적 언어는 예술가들이 자신의 관점을 일관성 있게 전달하고 더 넓은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만화의 시각적 언어는 주장을 전개하는데 ‘설득력 있는’ 수사를 형성할 수 있게 하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관해 표현력 있는 서술을 가능하게 한다(Bogost 2007).
서양에서 일본식 만화의 인기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아시아에서 만화의 영향력은 일본의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로 인해 더 오래된 동시에 논란의 여지도 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만과 한국처럼 과거 일본 식민지였던 국가와 중국 본토 및 홍콩처럼 일본이 이전에 침략했던 지역에서는 전후에도 일본의 통치에 대한 반감이 이어졌으며, 비록 각각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다양한 결과를 도출하긴 했지만 이들 국가는 계속 일본 문화 상품을 금지했다.
공식적인 제한에도 불구하고 과거 일본 제국에서 일본 만화, 대중음악, 애니메이션의 유통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해적판이었다. 1960년대 후반, 대만에서 번역되고 재인쇄된 해적판 만화가 홍콩으로 넘어가고, 현지 예술가들은 더 긴 이야기, 카메라 앵글, 큰 눈과 긴 다리를 가진 소녀와 같은 특정한 신체적 특징을 선호하는 만화의 특성을 수용하기 시작했다(Lent 299). 홍콩, 대만, 한국의 현지 텔레비전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방영했지만, 가령 한국에서는 일본식 나막신과 같이 일본과 관련된 시각적 요소를 삭제하여 ‘도라에몽(Doraemon)’처럼 유명한 쇼가 일본 출신이라는 느낌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비국가성’ 내지 이와부치 고이치(Iwabuchi Kōichi)(2002)가 말하는 ‘문화적으로 무취한’ 특성으로 인해 일본 대중문화는 아시아 지역과 그 너머로 유입될 수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는 일본의 거품 경제가 꺼지고 일본 산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던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비로소 대중문화가 일본의 소프트 파워 내지 ‘쿨 재팬(cool Japan)’으로도 알려진 대표적인 수출품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공식 라이선스가 비공식 해적판을 대체하면서, 일본 만화와 다른 문화 상품은 아시아에서 대중 소비의 지배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이후, 이 지역에서는 읽기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기, 일본의 시각 언어 및 만화에 관한 ‘문해력’과 숙련도가 크게 발전했으며, 이는 오락, 정보 및 예술적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만화는 학문적 연구 분야로서 적합성을 인정받았으며 교육적 목적을 위해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생물학에서 역사, 언어 학습에서 사회학에 이르기까지, 만화의 독특한 특성은 대부분 활자에 기반한 교육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을 제공해 왔다(Toda and Oh 2021; Iida and Takeyama 2018). 만화의 시각적 형식은 독서를 꺼리는 독자 및 난독증과 같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더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다. 또한, 만화는 복잡한 사유를 이해하기 쉬운 시각 및 서술 방식으로 풀어내어 학생들이 어려운 주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만화가 역사, 문화 및 사회적 문제를 묘사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해당 분야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자폭탄의 사용 및 일본의 위안부 착취 등 논란이 많은 문제에 관한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논의를 형성하는 동시에 왜곡하고 편향하며, 심지어 역사적 근간마저도 부정할 수 있는 만화의 ‘논쟁적’ 특성을 염두에 두는 것도 중요하다. 동시에 일부 만화는 복잡한 주제와 도덕적 딜레마를 탐구하면서 독자들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공감을 키우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만화, 허위 정보 및 음모론
만화는 접근성, 명확한 시각적 언어, 순차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허위 정보의 위험성 및 이에 대처하는 법을 교육하는 데 이상적인 매체라 할 수 있다. 사기, 협박, 잘못된 정보와 그 외 다른 형태의 착취 및 조작으로부터 고령자와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크라우드소싱 및 다른 인간의 지식과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접근법은 높은 노동력과 시간을 요구하며, 가짜 콘텐츠의 급속한 확산을 막기에는 효과적이지 않다.점점 더 다양해지는 뉴스와 정보의 출처를 탐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전통적인 매체 및 뉴 미디어에 관한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다른 노력에 비해 더 중요하지는 않을 수있지만, 적어도 똑같이 중요하다고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음모론처럼 더 복잡한 형태의 허위 정보에 대응하는 것은 순진한 소비자를 착취하려는 시도에 대응하는 것보다 더욱 어렵다. 소비자 사기와는 달리 음모론은 반드시 금전적 이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불화를 조장하고 기존 제도에 불신을 심어 궁극적으로는 정치적 불안정을 조성하려는 목표를 갖기 때문이다. 슬로베니아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음모론을 완전히 반박하기 어려운 이유는 ‘진실을 거쳐 거짓을 말하는’ 방식 때문이다. 경험적이거나 과학적인 증거에 기반하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국가가 의료 실험을 가장하여 자국민들, 특히 흑인과 원주민 커뮤니티를 기만하고 해를 끼친 것을 고려하면, 백신 반대 운동에서 정부 비판을 위해 사용하는 음모론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음모론자들은 위와 같은 잔혹 행위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을 정부의 과도한 조치로 인한 희생자로 묘사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음모론이 어느 정도의 진실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해서 특정 정당이나 운동의 정치적 의제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 이는 역사적 ‘진실’과 보편주의를 손쉽게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모리스-스즈키의 경고에 귀 기울이고, 정치적 사건에 접근할 때 끊임없이 ‘진실성’을 추구하며, 애초에 음모론 및 그 외 ‘가짜 뉴스’를 가능하게 한 역사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한다.
특정 역사적 맥락에 따라 아주 다양해지는 허위 정보의 근본적인 원인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어떤 교육이나 보호도 도처에 있는 허위 정보의 공세로부터 우리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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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spi, John A. Manhua Modernity: Chinese Culture and the Pictorial Turn.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20.
Iida, Sumiko and Yuki Takeyama, “A Brief History of Japanese Popular Culture in Japanese Language Education: Using ‘Manga’ in the classroom,” East Asian Journal of Popular Culture. Vol. 4, no. 2, 2018, 153-169.
Ingulsrud, John, and Kate Allen. Reading Japanese Cool: Patterns of Manga Literary and Discourse. Lanham: Lexington Books, 2009.
Iwabuchi, Kōichi. Recentering Globalization: Popular Culture and Japanese Transnationalism. Durham: Duke University Press,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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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ris-Suzuki, Tessa. The Past Within Us: Media, Memory, History. New York: Verso, 2005.
Toda, Yuichi and Insoo Oh (eds.). Tackling Cyberbullying and Related Problems; Innovative Usage of Games, Apps and Manga. London: Routledg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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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적 진실성이란 역사가가 자신의 편향과 한계를 인정하면서, 양심적이고 진실되게 과거를 재현하려는 실천과 헌신을 뜻한다. 이는 엄격한 방법론과 다양한 관점을 향한 개방성을 수반한다.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현실이나 보편주의를 의미하는 ‘진실’을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진실성은 역사가의 윤리적 책임, 방법론적 엄격성, 그리고 조사와 논쟁의 여지가 있는 과거를 재현하는 데 투명성을 강조한다.
[2] ‘위안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강제 동원된 여성과 소녀들을 뜻한다. 대부분의 여성은 한국 출신이었으나,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모집된’ 여성들도 있었다. 이들은 강압이나 속임수에 넘어가 군 매춘업소에서 일하며 학대와 착취를 당했다. 학자와 연구자들에 따라 위안부 수에 관한 추정치는 매우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5만 명에서 20만 명 사이로 추산된다.
[2] ‘위안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강제 동원된 여성과 소녀들을 뜻한다. 대부분의 여성은 한국 출신이었으나,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모집된’ 여성들도 있었다. 이들은 강압이나 속임수에 넘어가 군 매춘업소에서 일하며 학대와 착취를 당했다. 학자와 연구자들에 따라 위안부 수에 관한 추정치는 매우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5만 명에서 20만 명 사이로 추산된다.
저자
리오 T. S. 칭(Leo T. S. Ching)은 듀크 대학교(Duke University) 아시아 및 중동학과의 일본 및 동아시아 문화학 교수이다. 관심 분야는 제국 연구, 포스트식민주의, 대중문화와 세계화, 군도 및 섬 연구이다. 저서로는 『‘일본인’ 되기-식민지 타이완의 정체성 형성의 정치학(Becoming Japanese: The Politics of Identity Formation in Colonial Taiwan)』과 『안티-재팬-탈식민 동아시아의 감정의 정치학(Anti-Japan: The Politics of Sentiment in Postcolonial East Asia)』이 있다.